[6·3 격전지 동행취재] 부산북갑 하정우 “지역 현안 AI로 착착 해결할 것”
“북구를 위한 일이라면 정치적 입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논쟁은 다른 곳에서 하세요. 저는 이곳에 남아 지역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6월 3일 선거의 공식 운동 기간이 시작된 5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북구 갑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하루 일정은 구포대교 사거리에서 열린 출발식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복지 시설 방문과 거리 인사가 이어졌다.
조직적인 움직임은 첫 일정부터 두드러졌다. 오전 7시, 구포대교 사거리 앞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선거 운동 지원자 30여 명과 시의원 예비후보 3명, 구청장 예비후보까지 집결했다.
“팻말 높이를 똑같이 맞춰주시고, 흔드는 동작도 함께 맞춰주세요.”
캠프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손팻말이 일제히 같은 높이로 올라갔다가 비슷한 속도로 흔들렸다. 구포대교 사거리에 선 예비후보는 출근하는 차량을 향해 계속해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창문을 내리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시민도 있었고, 한 택시 운전자는 경적을 울린 뒤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출발식을 찾은 60대 여성은 “이 사람이 꼭 당선되어야 한다”며 “구포시장에서 몇 차례 봤는데 사람이 참 진실해 보였다. 경험도 충분히 쌓았으니 약속한 것들을 하나하나 잘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경 유세 차량에 오른 예비후보는 자신을 “북구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구라는 이름 앞에서 무슨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이 중요합니까. 논쟁은 다른 곳에서 하시고, 저는 여기서 북구를 발전시키는 일만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며 이름을 외치자 예비후보는 밝게 웃으며 두 손을 들어 화답했다. 다만 출근 시간대라 모든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지나가는 차량에서 “출근하는데 길을 이렇게 막으면 어떻게 합니까”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나오기도 했다.
차량 흐름이 막히며 발언이 잠시 중단되자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인공지능 기술로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습니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출근길 거리 인사를 마친 뒤 점심시간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모인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으로 이동했다. 세 예비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도착해 큰절을 올린 뒤 곧바로 콩국수 배식에 나섰다.
이어 무소속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차례로 복지관에 도착하면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세 예비후보가 한자리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한 예비후보는 청와대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해 8월 11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유망 인공지능 기업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개인에게 매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른 예비후보 측은 “공직에 있는 동안 주식을 잠시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가 퇴임 후 다시 찾아오려는 ‘주식 보관’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당 예비후보 측은 “창업 당시 인공지능 교육 분야에 한해 자문을 제공하는 비상근 고문 역할을 수행했을 뿐으로, 회사 경영이나 의사결정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 100원에 판 것, 참 실망했습니다!”
배식 봉사를 마치고 복지관을 나서던 길, 한 어르신이 최근 불거진 주식 거래 문제를 꺼냈다. 예비후보는 걸음을 멈추고 어르신의 손을 맞잡았다. 이어 농담 섞인 말투로 “그게 가만히 있으면 100억 원이 되는 건데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본 것입니다”라고 말한 뒤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하기에 반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자 “원래 제 것이 아니라 그만두면서 돌려준 것입니다”라고 다시 설명했다.
이날 오후 일정은 방송 출연이나 별도 행사 없이 거리 인사로만 채워졌다. 오후 2시 무렵 구포동으로 향했다. 구포동은 시장 상인과 장을 보러 나온 주민, 일반 시민이 뒤섞여 북구 갑 지역 민심을 살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구포시장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세 예비후보의 발길이 가장 자주 닿은 현장이기도 하다. 오후 6시에는 만덕동 일대로 자리를 옮겨 거리 인사를 이어갔다.
골목 곳곳을 누비던 예비후보가 자주 꺼내 든 것은 휴대전화가 아니라 수첩이었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그는 주민들의 민원과 당부를 들을 때마다 수첩을 펼쳐 꼼꼼히 받아 적었다. 벌써 다 쓴 수첩만 3권이다.
유세 인파 뒤편에 있던 한 어르신이 “그래 다 적어놓으면 까먹지는 않겠네”라고 중얼거리자 주변에서 작은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북구 갑 보궐선거는 한 예비후보의 조직력, 다른 예비후보의 지역 연고, 또 다른 예비후보의 인지도가 맞물린 3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 예비후보 모두 강점이 뚜렷한 데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 예비후보가 다른 예비후보를 앞선 결과도 나오면서 판세는 더 불투명해졌다. 그만큼 막판 지역 민심의 향배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 예비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을 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관건은 남은 기간 동안 어느 예비후보가 숨은 민심을 더 많이 붙잡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