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띄우고 스테이블코인 키우고…태국의 ‘온체인 금융’ 청사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혁신이 동남아시아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태국은 디지털 자산 시장을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금융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디지털자산정책 담당 책임자는 방콕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주간 행사에서 “예금 토큰과 전자화폐, 자국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온라인 정산 시스템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와 선물 상품을 기존 자본시장에 편입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태국은 이미 2024년에 기관투자자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했으며, 올해 안에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제도 정비에 적극적입니다. 일본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반면 한국은 자국 화폐 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규제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정부안조차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입법과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사 현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의 토큰화, 온라인 결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관광객 QR 결제, 기관 간 정산, 사모대출 토큰화, 디지털 금, 지식재산권 기반 자산 유동화, 인공지능 에이전트 결제 등 실용적인 활용 사례들이 소개됐습니다.
현장을 방문한 한 업계 관계자는 “방콕은 웹3 기술의 핵심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웹3와 블록체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태국 당국은 디지털 증권과 스테이블코인, 전자화폐를 하나의 온라인 정산 구조 안에서 연결하는 모델을 추진 중입니다. 투자자가 자국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나 전자화폐로 디지털 증권 청약 대금을 납부하면, 이후 증권 토큰이 투자자 지갑으로 배분되고 최종 정산까지 블록체인상에서 이뤄지는 방식입니다.
태국의 토큰화 실험 범위도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현재까지 부동산, 영화, 탄소 배출권 기반 프로젝트 등 총 6건의 가상화폐공개를 승인했으며, 누적 조달 규모는 약 3조 9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에는 금 기반 토큰 프로젝트도 심사 중입니다.
관광 산업과 연결된 스테이블코인 활용 사례도 공개됐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스테이블코인을 입금하면 이를 자국 화폐 기반 전자화폐로 전환해 QR 결제에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소개됐습니다.
한 기업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유동성 흐름”이라며 “관광 결제를 시작으로 향후 송금, 장외거래, 기관 간 정산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콕이 세계 최대 관광 도시 중 하나라는 점도 스테이블코인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약 150만 명 수준의 외국인 거주자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결제와 송금 수요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과 태국이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한 업계 대표는 “정부와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관광 결제가 아니라 기업 간 국가 간 정산 및 청산”이라며 “스테이블코인과 온라인 결제 체계가 기존의 비효율적인 국제 송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결합이 가져올 미래 금융 구조에 대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 투자사 대표는 “앞으로 인터넷의 주된 사용자는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될 것”이라며 “기계들이 스스로 결제하고 거래하는 시대가 열리면 스테이블코인, 온라인 결제, 분산신원인증 인프라가 금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기존의 은행 송금 중심 금융 구조가 API 기반의 온라인 금융 구조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